얘기 마당/내 이야기

가장 가까운 사이는?

산울림(능인원) 2024. 5. 14. 13:00

 

 

 

  가장 가까운 사이는 부모, 자식, 부부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부모 자식 간에 화가 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고 죽이고 싶은 살심(殺心)이 일어난다고 해도 아버지가 내 아버지가 아니고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닐 수 없다 감정에 빠져 있을 때의 생각과 행동은 아버지가 아버지가 아니고 자식이 자식이 아닌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둘 사이에 생기는 감정을 도리를 그르치는 것으로 여기어 바로 보지 않고 피하려는 데서 괴로움은 더욱 쌓이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괴로움을 쌓아가게 되고 괴로운 업(業)을 자초(自招)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일로 괴로움이 오면 무슨 일 때문에 괴로움이 왔고 왜 괴로운지 어떻게 해야 벗어나게 되는지 모르고 마냥 괴로움 속에 잠겨 더욱더 괴로움을 가중시키는 업(業)만을 짓고 있다.

 

  이를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전생에 한 부자(父子)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매를 때려가며 공부를 시켜 출세케 하였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매를 왜 때리고 왜 맞았는지, 매의 속뜻을 잘 새기지 못한 채 다음 생을 맞이하게 되는데 전생의 부자의 연(緣)이 인연이 되어 이생에서는 부부로 만나게 되었다.

 

  만약에 이생에서 전생의 아들이 남편이 되고 전생의 아버지가 아내가 되었을 경우, 전생의 아들이었던 이생의 남편은전생에 왜 매를 맞았는지를 모르고 다만 이생에서는 전생에 매 맞은 기억의 파장만 남아 전생의 아버지였던 이생의 아내를 보면 마치 원수인 양 보기만 해도 화를 내게 되고 때로는 아내를 때리는 등 어리석은 속(뜻도 모르고 그냥 매 맞는 기억의 형상에 따라 일으킨 업식에 빠져 이 생애서는 내가 더 우위에 섰음을 기회로 하는 업풀이판, 또는 한풀이 판)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전생의 아버지였던 이생의 아내는 전생기억의 파장에 따라 아들이었던 남편에게 무엇인가 도와주고 섬심성의껏 다해주고(전생은 자식이기 때문에 때려서 가르칠 수 있었지만 이생은 남편이기에 때리지 못하고 아내가 남편을 대하는 식으로 잘해 주려고 노력) 또 전생에 출세시킨 자식을 위해 노력했다는 아버지로서의 기억의 파장은 이생에서도 남편을 위해 사랑을 받으려 해도 부부간의 정은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없었다. 매로 인연 한 기억의 깨달음이 없었기에 서로 상반된 식(識)의 작용으로 서로의 노력이 헛되게 된다.

 

  때문에 이생의 아내를 심하게 대하는 것이 전생의 은해를 입은 아버지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전생의 아버지는 자기가 키운 자식(이생의 남편)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는 삶을 살아 보려고 하나 그러기는커녕 성심성의껏 잘해줘도 구박받고 설움 받는 인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생의 인연이란 항상 지엄한 것이어서 틀림없이 만날 수밖에 없는 다정한 사람끼리 만났다고 보아야 될 것이다. 잘못 쌓인 업력에 휘말리지 않고 이를 바로 보고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전생에 서로 못다 하고 못 이룬 것을 함께 얻어 갈 수 있도록 노력이 절실한 것이다. 아버지와 자식 사이든 부부 사이든 서로에게 상처받지도 주지도 않아야 된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오로지 용서와 화해가 우선 되어야 서로가 사랑하고, 존경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노력하여 행복하고 편온한 가정을 영위하기를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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