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마당/내 이야기

업(業)의 정착점

산울림(능인원) 2024. 5. 16. 10:00

 

  (業)이라 하는 것을 우리가 흔히들 살아가면서 짓는 모든 행위(色)를 뜻하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고(受), 생각하고 사유하고 궁리하고(想), 일으키는 의지(行)를 포함해서 새겨져 알게 되는(識) 것까지를 전부다 업이라 보면 된다. 그러기에 이를 바로 보지 못하고 살면 바로 우리의 몸은 단지 업덩어리(色身) 일(色身) 뿐이다..

 

  내가 바라는 대로 살아야 내가 바른 업을 짓는 것이 되고, 내 남편이 또는 아내가 자식이, 내가 하는 일이 뜻대로 되면 괴로움이 없을 것이나, 그런 것이 내가 원대로 잘되기가 사실을 어렵다, 살아가는 것(業) 자체가 스스로 옳다고 하지만 결과가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 것은 내가 뭔가 틀리고 잘못된 업을 지었기 때문이다 하고 인정하면 바로 그 순간 색신(업덩어리의 육신)을 떠나 법신(法身:참된 몸, 궁극은 부처의 몸)과 만나게 되어 바른 법을 닦아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내가 분명 잘살기 위해 뿌린 씨앗이 잘못 자라서 괴로움의 열매가 되었는데 눈앞의 잘못(課)을 보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헛됨 속에서 어리석은 노력을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원하는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가 지어놓고도 자기 것이 아닌 양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또 다른 데 있는 줄로 착각하여 마냥 덧없이 헤맬 수도 있다.

 

  이럴 때면 옳다고 생각하는 이 마음은 이 마음대로 인정하고 잘못된 결과는 결과대로 인정하여 이는 무엇인가 “내가 업을 볼 때 잘못 전도된 마음 작용을 일으킨 결과구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제 업의 정착점이 생기게 된다. 드러난 것이 괴로움이니, 내가 지은 업연이 바로 괴로움을 만들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알아야 인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누가 나를 때린다 해도 내가 멸시와 모욕을 당해도 또는 뒤에서 험담을 해도 “내가 뭔가 올바르지 못했기 때문이다”하고 인정만 하면 괴로움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나는 옳은데 저들이 잘못되어 내게 욕하고 험담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괴로움이다. "아닌 것을 아니다."하고 참되게 볼 수 있어야 되는데 그 마음을 일으키기가 한없이 어려울 것이다.

 

  상대적으로 옳아야 옳은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옳아야 옳은 것이다. 내게 잘못이 분명히 있어 욕을 먹는데 욕하는 상대가 더 나쁜 사람이다 할 때는 상대적으로 내가 더 옳다는 생각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다 그렇게 사는데 나만 왜 그래?”하면서 불평을 하기도하나 다 그렇다 해도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아무튼 남과 상대적인 비교를 떠나서, 또는 남들이 다 그렇다 해서 나도 옳다고 우기는 전도된 마음을 깨울 칠 때 괴로움에 잠긴 삶의 길에서 비로소 기지개를 켜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업의 정착점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얘기 마당 >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을 비워라  (12) 2024.05.19
자식이 아니다(不子)  (0) 2024.05.17
가장 가까운 사이는?  (4) 2024.05.14
빈 그릇  (2) 2024.05.13
오온(五蘊) 이란  (0)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