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10년사이에 2배이상 석·박사 학위자들이 늘었다. 어제는 서울 등촌동에 있는
모 아파트에서 대학원나온 여성이 자살을 했다. 대부분의 고학력자들이 애초 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던 것은 아니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일반 회사 취업에도
실패하자, 대부분의 대학졸업자들이 마지못해 대학원행을 택했다. 시간을 벌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스펙'도 쌓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2월 대학원까지 졸업한 석·박사 학위자들은
여전히 구직 중이다. 석·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지난 해 11월1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석사 이상 학위소지자는
119만8,199명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4,858만명)을 감안하면 2.5%, 즉
인구 100명 당 2.5명이 석사나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셈이다.
과거 진학 동기는 학문의 심화 학습과 학위 취득이 주류였으나 이제는 취업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도피성' 대학원 진학이란 말이 대학가에서
새로 나올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
통계청자료에 의한 2004~2006년 국가별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율
90%이상 - 핀란드
80~90% - 한국,캐나다,스웨덴,덴마크,뉴질랜드,대만
70~80% - 미국,노르웨이,호주,아이슬란드,러시아
60~70% - 헝가리,벨기에,쿠바,폴란드,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영국,네덜란드,아르헨티나
50~60% - 아일랜드,프랑스,이스라엘,독일,포르투갈,일본,루마니아,오스트리아,베네수엘라
반면, OECD국가들중 상대적으로 대학진학율이 낮은 국가들은 40%대의 스위스를 비롯해
독일,일본,오스트리아,프랑스등의 국가로 이들 국가들은 중세부터 소규모 장인산업과 장인문화와
제도가 발달하여 현재에는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제조업강국들이다.
특히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등의 독일어권 국가들의 대학진학율이 모두 낮은것은 흥미롭다.
즉 대학진학율이 높은것은 비정상적인것이 아니라 국가경쟁력과 지식기반사회로 가야할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고 정상적인 현상이다. 단 교육의 질과 대학의 수준이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에 국민소득의 증가, 정보화사회 진입에 따른 전문지식 필요성 등이
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초고학력화에는 구조적인 청년실업문제가 깔려 있다는 게 문제다.
대학을 졸업해도 워낙 취업이 힘들다 보니, 대학원생이란 소속감을 가지면서 시간도 벌고
한편으론 '스펙'쌓기 차원에서 일단 대학원에 가고 보자는 식의 진학이 많고 또한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박사코스로 진학을 하고 있다. 결국 학력인플레만
부추기고, 오히려 고급 실업자만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어권 국가들의 대학지학율이 낮은 것은 장인정신과 장인문화와 제도가 발달하여 탄탄한
기술력으로 세계경쟁쳑이 뛰어든 나라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력인플레만 가중시키고 있는
사회적 구조를 가진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일자리를 창출해도 학·석·박사학위 소지자들을 취업시킬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힘들고 또한 사회적 구조현상으로 볼때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회구조를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나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공장의
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어서는 가동이 불가할 정도로 생산직 근로자 확보문제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체가 어려운 대학 또는 교육여건이 열악한 23개 대학이 있다.
또한 여·야 정치인들은 대학등록금 반값에만 관심이 있지 진정 이들의 취업과 관련한
제도적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도 이제 마춤식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과 연계하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마춤식 교육이다. 또한 기업에서는 자사의 맞춤식 인재양성
댓가 차원에서 등록금을 기부토록 즉 장학금을 투자토록 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제도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면 지금처럼 우호죽순처럼 설립된 부실대학은 자동으로
정리되고 또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않는 대학은 자연히 도태 될 것이다. 취업되지
않은 고학력 청년실업자들 즉 불필요한 시간과 교육투자를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선진국의 각종 제도는 우리가 잘도 따라하면서 정작 필요한 제도는 왜 우리가 외면할까?
교육은 백년대계다. 불필요한 고학력실업자만을 증가 시킬 것이 아니라 어느 정책이 현실성이
있는지?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책임져줄 인재의 양성은 참으로 중요하다.
꼭 대학을 진학하고 대학원 또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인력이 필요한지를 사회구조와 맞게
판단 및 분석해 보았으면 이렇게가지 고학력 청년 실업자들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구조 개선을 위한 정치인들의 관심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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