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나들이 지혜

월류봉 둘레길(월류봉 ~ 반야사)

산울림(능인원) 2026. 4. 29. 19:57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 둘레길은 포토존이 있는 데크에서 반야사까지 이르는 구간으로, 1코스 여울소리길, 2코스 산내소리길, 3코스 풍경소리길로 구성되어 있다. 데크길을 조성해 무장애 탐방이 가능한 구간이 많아 남녀노소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편한 둘레길이다. 1코스 여울소리길은 다섯 봉우리가 이루는 산세와 절벽 끝에 있는 정자 월류정,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조강천을 보며 시작되어 석천을 지나 완정교에 이른다. 2코스 산새소리길은 농촌마을 풍경과 물 흐르는 소리를 감상하며 걷는 길로 완정리에서 백화마을을 지나 우매리로 향하는 길이다. 3코스 풍경소리길은 우매리에서 시작하여 징검다리를 건너 피톤치드가 많은 편백나무 숲과 백화산 반야사를 걷는 길이다.

  월류봉은  높이 약 400m의 봉우리로 동서로 뻗은 능선은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의 이름처럼 직립한 절벽에 걸려 있는 달의 정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황간면 원촌리에 깎아 세운 듯한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한천팔경이라 부르는데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다고 한다. 산 아래로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흐르고 깨끗한 백사장, 강변에 비친 달빛 또한 아름다워 양산팔경에 비할 만하다. 남녀노소 누구든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반야사는 독특한 볼거리가 있는 절집이다. 호랑이 형상을 한 돌무더기, 극락전 앞 수령 500년이 넘는 두 그루 배롱나무와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 문수보살의 전설이 서린 천혜의 전망대인 문수전이 그것이다. 반야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산의 경사면을 따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랑이 형상의 돌무더기다. 마치 호랑이 한 마리가 도약을 하려는 듯 잔뜩 웅크린 채 꼬리를 치켜세우고 있다. 반야사 경내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호랑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다.

  계곡 인근 탑벌이란 곳에서 옮겨온 삼층석탑과 함께 극락전 앞에는 제법 굵은 배롱나무 두 그루가 호위하듯이 서 있다. 원숭이가 타고 오르다 미끄러졌다는 나무답게 매끈한 자태를 뽐낸다. 분홍빛 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8월에 다시 찾고 싶다. 배롱나무와 삼층석탑, 그리고 호랑이 형상의 돌무더기가 어우러지는 풍경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삼층 석탑은 지대석 위에 1층의 기단을 이루고 그 위에 3층의 탑신(몸돌)을 올린 석탑으로 높이는 335cm이다. 토단 위에 건립되어 있는데, 지대석으로부터 마지막 층까지 대체로 완전한 편이다. 지대석은 모두 6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었다. 지대석 윗면의 네 모서리에는 합각선이 돌출되어 있으며, 중심부는 깊이 3cm 정도의 홈을 파 기단면석이 꼽히도록 하였다.

  기단부는 모두 4매의 석재로 구성되었는데, 각 면에는 양 우주와 탱주가 모각되었다. 갑석의 윗면은 1매의 판석으로 조성하였는데, 중앙에는 깊이 3cm 정도의 홈을 파 초층탑신을 꼽도록 조성했다. 갑석의 네 모퉁이에도 합각선이 돌출되어 있다. 1층 탑신은 4매의 판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면에는 양 우주를 새겼는데, 남·북쪽 면석은 새로 끼워 넣은 것이다. 2·3층 탑신은 모두 1석으로 조성되었는데, 2층 탑신에 모각된 우주에서는 엔타시스 수법을 볼 수 있다. 3층 탑신은 현상으로 보아 새로 끼운 것으로 판단된다.

옥개석은 1층에서 3층까지 모두 1석으로 조성되어 있다. 각층 옥개석의 낙수면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한 편이며, 옥개석 받침은 1층 5단, 2·3층에서는 4단으로 되어 있다. 추녀는 비교적 두껍게 조성되었는데, 직선화되는 보편적인 수법과는 달리 둥글게 표현되어 전각의 반전은 예리한 편이다. 옥개석의 윗면에는 낮은 각형 1단의 받침을 조촐해 탑신을 받고 있다. 정상에는 찰주공이 관통된 노반과 복발이 남아있다.

  이 석탑은 전체적인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 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초층탑신의 결구수법은 신라 석탑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기단면석과 초층탑신을 꼽도록 하면에 홈을 판 점은 충청도와 전라도 일원에 건립된 백제계 석탑의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반야사 삼층석탑은 비록 일부 새로운 부재가 보충되었지만, 양식적인 면에서 백제계와 신라계 석탑의 양식을 절충해 건립된 고려시대 석탑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