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나 자신을 가장 선명하게 비쳐주는 거울은 자신이다.
감추고 피하고 체면치레 덫 칠하면 세상도 나도 흐릿하게 보인다.
힘 있고 가졌을 때는 세상이 공평한 것 같은데
힘없고 가진 것 없으면 불공평해 보인다.
하지만 거울은 있는 그대로 비쳐 줄 뿐 그럴 리 없겠지
그렇게 보인다면 내 거울이 찌그려져 있을 것이고.
가장 선명한 내 거울을 가졌으면서도 제대로 비춰 보았는지?
묻어두고 살면서 화장대 앞 거울은 매일 보고 닦으며
예쁘라고 분칠하며 고치고 다듬어 보지만
외형만 보았지 진짜 내 모습은 볼 수 없는 세상이다.
맘에 안 드는 것도 있고 불평불만도 마음속에 가득하고.
내 운명은 내가 닦은 거울에 비쳐진 나의 자화상인데.
내 잘나고 잘되어 있으면 지금의 고달픔과 불만은 아무 일도 아니다.
벽에 걸린 거울은 겉모습 외형만 비쳐주지만
마음속 나만의 거울은 보이지 않는 구석진 뒷모습까지도
속속들이 비쳐주기에 그 모습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삶의 질도 현재의 모습도 보이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편할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는데
당시에는 편한 것이였지만 지나고 나면 불편한 것이 되었고
이기는 것도 지나고 보면 그게 지는 꼴이었다.
한 철학가가 “ 너 자진을 알라”고 한 것은
바로 나만이 볼 수 있는 거울을 가리키는 것 아닌가
비쳐보면 한심하기도 어리석기도 하지만
잘 닦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길도 보인다.
나와 관계된 모든 것은 나의 거울
때로는 뿌옇게 때로는 밝게 비추겨늘
잘 보이지 않는다고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할 필요도 없고
밝다고 너무 좋아하면 시선이 따가워지니 숙이고 낮추어야 좋다.
나만이 볼 수 있는 거울에는 추한 모습도 양심에 찔리는 모습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지만 그 모습이 탁하면 업보가 무거워 진다.
그 업장 녹이려고 머리 깎고 산속으로 들어가 고행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지만
일상생활 자체가 고행이고 수행이기에 열심히 바르게 가다보면
거울은 자연 깨끗해 질 것 같은데
요즈음은 모두가 찌그러진 거울이 유행인 것 같아 한심하다.
모 교육감은 그토록 도덕적 윤리적으로 이미 명예가 떨어졌는데도
그 거울이 너무 찌그러져 이제는 자신이 무슨 민주투사라도 된듯
그 분수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푸른집 머슴들 누구보다도 장한 애국자 노릇은 다하더니
깨어진 양은냄비인지 소리도 무성한데
아마 그들의 모습은 늑대나 이리로 비추어질까?
그들의 거울에 비추어질 모습이 오늘은 몹시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