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해외나들이

아오모리(핫코다 산, 오이라세 계류)

산울림(능인원) 2015. 5. 31. 13:13

일본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 현은 아오리 사과의 본고장이다. 아오모리는 푸르다라는 뜻의 아오이와 숲을 뜻하는 모리가 합쳐진 말로 푸른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울창한 숲과 계속을 자랑한다. 풍부한 자연이 원시림의 현태로 보전된 숲의 왕국이 바로 핫코다 산이다.  주봉인 오다케를 중심으로  거북이 등을 닮은 8개의 봉우리가 모여있는 산 해발 1,000m 고지대에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습원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가을과 겨울사이에서 자연의 선과 계절의 빛깔로 있다는 산, 그러나 우리는 봄 나들이 치고는 적당한 눈과 스키어들의 향연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정상인 오다케봉은 1,585m로 웅장한 산세의 맛이 꼭 어머니 품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아오모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이미지는 역시 눈.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리는 것은 물론 눈에 포함된 수분의 양이 미세해서 송이송이 입자가 고운 파우더 형태인 것도 특징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눈꽃 빙수’를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부드러운 눈으로 쌓인 산악 지방에서의 스키 활강은 더 많은 스키, 보드 마니아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이는 마력이기도 하다. 온 몸을 땀으로 적시고도 남을 만한 스키나 보드를 즐기고 나면 아오모리의 또 하나의 매력인 온천과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일본 북부지방의 먹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오모리의 최고 명물은 수빙이다.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이자 명문 스키장이 있는 핫코다산 (八甲田山)에 바로 그 황홀한 현장이 여전히 살아있다. 도도마츠(분비나무)에 얼음과 눈이 붙어 ‘아이스 몬스터(Ice Monster)’, ‘스노 몬스터(Snow Monster)’라 불리기도 하는 핫코다산(八甲田山)의 수빙(water ice)은 눈과 나무, 바람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으로 나무 크기에 따라 그 크기가 4~5m나 된다. 수빙숲 앞에 서면 이것이 자연이 만든 작품이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가 마법을 부린 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초현실적인 풍경에 정신이 얼얼해지곤 한다. 

얼음꽃을 피운 지구의 겨울 피부 앞에서, 터져나오는 감탄사조차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상에서는 수빙 풍경만 보고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하산할 수도 있고, 겨울에도 가능한 트레킹 코스를 걸을 수도 있다. 최고의 아찔함은 스키와 보드다. 정상에서 스키리조트 베이스캠프까지 이어지는 슬로프를 따라 이어지는 활강 코스는 수빙 사이를 미끄러지듯 달리며 쓰가루해엽과 멀리 홋카이도까지 조망할 수 있어서 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서 ‘죽기 전에 꼭 한번 경험해야 할 최고의 슬로프’로 알려져 있다. 이 슬로프를 이용하려면 상급자 라이센스가 있어야 하고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오모리 유빙의 절정은 2월말에서 3월 중순인데, 날씨가 도와준다면 조금 더 늦은 시간에도 그 황홀한 순간을 맞을 수도 있다. 스키장의 자연설은 4월 말까지 즐길 수 있다

해발 400m 분화구에 생긴 도와다 호수에서 물줄기가 시작되어 14Km의 물길이 오이라세 계류이다. 계류(계곡) 안으로 들어갈수록 얕은 여울이 많아진다는 뜻인 오이라세는 일본의 걷기 좋은 길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된 오이라세는 일본 문인 오마치 게이게쓰가 “정 붙이고 산다면 일본, 놀러 간다면 도아다 호수,  걷고 싶다면 오이라세 35리”라고 칭송한 곳이기도 하다.

청아한 물소리를 따라 걷는 길...! 숲에 깊숙히 들어 갈수록 계절의 빛깔이 점점 깊어진다. 구모이 폭포와 조시 폭포를 비롯한 14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이끼 낀 바위는 세상과 격리된 듯 원시 밀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몇장의 사진을 촬영하다보니 여름철이나 가을철에 녹음과 단풍을 소재로 사진 촬영을 한번 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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