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산울림과 메아리

다시찾은 바래봉 팔랑치

산울림(능인원) 2011. 5. 22. 07:29

동생 같은 후배부부와 한달전부터 바래봉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어제 저녁부터

찌푸러진 하늘은 그칠줄 모르고 비가내리고, 내일 날씨가 어떨까?  늦도록 잠못이루고

뒤척이기를 수십번, 어릴적 소풍가는 아이가 따로 없다는 느낌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보고 원망도 하면서 전화할까 말까 몇번의 망서림 속에서

아내가 점심준비 하는 것을 보고 내심 걱정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얼마나 일찍 출발

했는지 6시반에 도착했다.

 

내가 얼마나 바래봉 철쭉을 자랑했으면 서울에서부터 이렇게 이른 새벽에 왔을까? 

이제는 포기란 말이 무색하다. 집에 들어와 차한잔 하고 비를 맞으며 출발했다.

금산을 지나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같이가기로 약속했다가 갑자기 집안일로 못오신

형님의 전화가 온다. 비오는데 어떻게 산행을 하느냐고 그래도 그말씀이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래 비가오면 어떻고 햇빛이 나면 어떠하랴! 눈으로 보고 즐기면 되는 거지

 

한참을 달려 덕유산 휴게소에 잠시 들려서 가락우동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나오니 신비의

힘이 였을까? 하늘이 금새 맑게 개어 있었다. 우리는 환호성을 마음껏 지르며 다시출발

남원 운봉 허브농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기고 산행을 시작했다.

 

다시 형님한테 전화가 온다. 많이도 걱정이 되었나 보다. 비오는데 어떻게 산행을 하느냐?고

하늘이 너무 맑아 오늘 산행은 환상 그자체라고 하니 대전에는 아직까지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래 산행은 본래 남이 못한다고 할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추억거리를 만드는 것야 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하부 능선에는 이미 철쭉이 다 졌지만 7부 능선에 오르니 철쭉이 드문 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부지런히 올라 바래봉을 거쳐 옛날 목장터에서 유부 및 김치초밥으로 점식식사를

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은퇴하기전 같이 근무하였던 분들이

부부 동반으로 왔다. 반가운 마음에 수인사를 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서로 격려

하면서 막걸리 한잔으로 정을 나누었다. 다시 팔랑치로 향했다.

 

만개한 팔랑치의 철쭉은 실로 장관, 아니 환상 그차제였다. 언제보아도 팔랑치의 철쭉은

아름답다. 우리부부는 이렇듯 철쭉이 개화할 무렵이면 매년 이곳을 찾는다. 아내가

감기가 심하게 들어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잘 견디어 주어 다행이다. 후배부부도 만개한

철쭉을 보면서 내심 즐거운 모양이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일부 꽃봉우리들이 냉해를 입어 피지 못하고 말라 번린것이

아타까웁다. 하산하여 냇물에 발을 씻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의 다리에 쥐가 나는지

고통을 호소했다. 배낭에서 일회용 침을 찾아 급하게 처치하고 주물러주니 곧 회복이

되었다. 집에 오는 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무엇보다도 후배부부가 좋아 하는 것을 보며서

우리부부의 마음도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