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마당/내 이야기

기다림은?

산울림(능인원) 2011. 10. 16. 08:14

곡식을 파종 해 놓고 아무리 성질이 급한 사람도 금방 수확할 수는 없다.

일정시간(기간)을 기다려야 알찬 열매를 맺고 조숙하면 쭉쟁이만 열린다.

아름다운 꽃도 추운 겨울을 나고 움을 트고 새싹이 돋아나야 모습을 볼 수 있다.

식물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기다림의 연속이 아닌가 싶다.

급한 성질은 차시간 5분을 기다리면서 수없이 시계를 들여다 보고

연착이라도 하면 짜증내고 지루함은 배가 되지만

그래도 기다려야지 특별한 수는 없다.

 

병원 진료 대기실의 많은 환자들

앞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꾸물대면 답답하고 조급증이 난다.

정작 내 차례가 오면 조금 전의 생각은 잊고

온갖 것 다물어 보며 많은 시간을 할애 하면서

뒷사람의 기다림의 배려는 안중에도 없다.

그렇게 입원하여 수술한다고 바로 일상으로 돌아 올 수 없고

일정시간 지나 수술부위가 아물고 재활을 거쳐야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이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관리 소홀하면 재발하여 다시 입원하게 된다.

 

청춘남녀가 처음 만나 불꽃이 튀고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바로 작업들어 가려고 하면 아무리 꼬셔봤다 소용없다.

서먹 서먹 어색하여도 정들어 분위기 무르익으면

소극적인 쪽이 더 적극적인 데시를 하게 되어 있다.

기다리고 때가되면 열릴 것은 열리고

떨어질 것은 떨어져 나간다.

기다림은 인내가 필요하며 지혜로와야 기다릴 수 있다.

 

친구와 같이 놀러가다가 중간에 차 잠간 세워두고

함흥차사일 때 짜증나고 속이 뒤 접어졌는데

내용을 알고 나니 더욱 황당하였지만 그래도 참아야 한다.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퇴짜 맞고 허탕 쳤을 때

밀려오는 허무감은 기다림의 저주 같지만

우리의 일상은 불특정한 미래를 약속하며(바라보며)

기다림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지치기도 하고

약속이 이루어지면 기뻐하고 꽝이면 우울해 진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희망이고 결과는 희비가 교차하기도 한다.

 

차량 신호대기 할 때 상대방의 신호는 길게 느껴진다.

신호 받아 가는데 앞차가 꾸물대어 정지 신호에 걸리면

짜증 왕따고 그대로 확 들이박고 싶지만

참아야 하고 다음신호를 기다려야 하지만

내속 못 이기면 나만 손해. 별수가 있나.

 

성질 급한 조급증보다 한발 물러서서 기다리는 지혜

그 지혜를 얻고져 배우고 닦으며 자신을 조절해 가는 것이 인생이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 기다림의 미학에서 찾을 수 있는데

될 때로 돼 라는 식의 무관심의 기다림은 미련한 짓이며

기다림도 관심을 갖고 사랑을 베풀어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고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세상엔 안 되는 일이 왜 그리 많은지

기다림과 인내의 한계를 느낄 때가 가끔은 있다.

 

수행자는 고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는데

그 기다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지난날의 어려움을 극복한 책도 방송도 종종 보지만

기다림이 없거나 희미해 질 때 희망이 없다고들  하지만

조그마한 것이라도 관심을 갖고 보면 기다림이 생기고

그 기다림이 곧 희망이며 즐거움을 주게되는 것이 다반사다.

그래서 감방이나 병실 창틀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의 빛이 희망이 되어 기다림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기도 한다.

 

잡생각이 끼어들고 의심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면

조급증이 생겨 기다릴 수 없게 된다.

누구나 마지막 종착역을 기다리며 가는데

즐거움도 있고 괴로움도 있기 마련이며

그러면서 누구는 즐거워하고 누구는 괴로워하는 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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