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마당/내 이야기

전생의 원한

산울림(능인원) 2024. 7. 5. 12:38

  너무나 딱딱한 글만 쓰다 보니 그런 것 같아 옛날이야기 방식으로 전개를 하려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으니 이해하기 바란다. 석가모니 생존 당시의 일이다. 어느 시골에 농사를 짓기 위해 황소 한 마리를 길렀는데 늙은 아버지가 소를 가지고 밭을 가는데 좀 무리하게 부렸다. 소가 가지 않으려 하니 채찍으로 때리면서 소를 부리려 하는데 소가 화가 나 돌아서서 주인 아버지를 떠받아 앓다가 죽었다.

  그 아들은 장례를 치른 후에 사람을 죽인 소라고 팔아 버리려고 하였으나 사람들은 사람 죽인 소라고 소문이 나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자 헐값에 팔아 버렸다. 그 소를 산 사람은 자기 집으로 소를 끌고 가던 중 목이 말라 물가로 가서 소 고삐를 놓고 물을 마시던 중 뒤에서 소가 주인을 떠받아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결국 죽고 말았다 소를 샀다가 변을 당한 그 집 아들은 화가 나서 당장 그 소를 잡아서 장에 가서 팔았다.

  그때 이웃동네에 사는 한 사람이 그 쇠머리를 사 가지고 집으로 가는 도중 때마침 여름이라 길가에서 쉬게 되었는데 쇠머리를 큰 나무 꼬투리에 매달아 놓고 그 밑에서 쉬고 있는데 그때 마침 나뭇가지가 썩어 부러지는 바람에 뿔 달린 쇠머리가 사람의 머리 위에 떨어져 뇌진탕을 일으켜 죽고 말았다. 결국 소 한 마리가 사람 셋을 죽인 셈이다.

  온 마을에 이 괴상한 사건이 퍼져 괴이한 일이라고 해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그 연유를 물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시여, 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성종에 소 한 마리가 사람 셋을 죽였습니다. 무슨 연유인지 알고 싶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앉자 계시다가 “죄의 깊음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있소. 그들의 죽음은 지금 시작한 것이 아니오. 한 마리의 소에게 죽음을 당한 세 사람은 전생에 서로 친한 친구로서 이 마을 저 마을로 흩어 다니며 장사를 하는 등짐장수다. 어느 날 세 상인들은 장사를 하려고 가는 도중 날이 저물었는데 그곳은 마침 머물 수 있는 객사도 없고 주막도 없는 터라 근처에 있는 한 오두막집을 찾았는데 주인을 찾으니 그 집은 노파 혼자 외롭게 사는 처지이어서 상인들은 "할머니 날은 저물었는데 어디 마땅히 귀어 갈 곳이 없으니 하룻밤 쉬어 가게 해 달라도 부탁하면서 사례는 충분히 하겠다."고 하니 노파는 “나 혼자 살다 보니 집도 좁고 누추하여 쉬이 잘 방이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가보시오.” 했다. 상인들은 “누추해도 좋으니 하룻밤만 재워 주시오. 사례는 하리다.”

  노파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하룻밤 재워주고 푼돈이라도 만져 보니까 손해 될 것 없을 것 같아서 세 사람을 유숙케 하였다. 노파는 갑자기 들어온 손님들이라 한 참 떨어진 동네에 가서 침구도 빌리고 음식도 마련하여 이들을 정성껏 대접하였다.  그러나 이 세 상인들은 자고 난 다음 처음 말과는 달리 혼자 사는 노파라고 만만히 보고 떠날 때는 숙박비도 안 주고 노파 몰래 살짝 빠저 나가 도망갔다.

  할머니가 이웃에 갔다 집에 와보니 상들이 없는 것이 아닌가. 화가 머리끝까지 난 노파는 수십 리 길을 뛰다 걷다 하면서 그들의 뒤를 쫓아가서 겨우 만나게 되었다. 노파는 “여보시오 남의 집에서 잠자고 밥을 먹었으면 숙박비를 내고 가야지 말 한마디 없이 가는 데가 어디 있단 말이요.” 하고 난리를 피우니 상인들은 펄쩍 뛰면서 “이 노파가 망령이 들었구나 우리가 떠나올 때 숙박비를 치렀는데 또 달라니 아까 받지 않았소.”라고 하면서 딱 잡아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노파가 분함을 참지 못하고 “이 날도독 놈들아 너희들이 언제 숙박비를 주었단 말이냐.”하고 대들었으나 장정 상인들은 연약한 할머니를 떠밀고 발로 차서 부상까지 입히게 되었다. 상인들은 오히려 할머니가 억지소리를 한다며 관가에 고발하겠다고 억지를 쓰니 할머니는 억울하게 당하고 몸도 상해 가지고 원통해서 "이놈들아, 내가 지금은 이렇게 당했지만 꼭 이원수를 갚고야 말겠다." 하며 금생에 안 되면 내생에서라도 너희들을 한꺼번에 죽이고 말겠다고 이를 갈면서 저주의 말을 했다.

그 후 노파는 자기 명에 세상을 떠났으나 원한을 품고 죽어 이생에서 소로 태어나 그때의 앙갚음을 한 것이니라. 그때의 노파가 오늘의 황소이며 소에게 죽임을 당한 세 상인은 숙박비를 떼어먹고 달아난 세 명의 장사치들이니라 하시며 석가모니께서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으셨다. 나쁜 말과 나쁜 마음으로 잘난 체 뽐내며

함부로 남을 업신여기면 미움과 그 원한의 싹이 튼다.

공손한 말과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을 높이고

공경하며 맺힘을 풀고 남에게 친절을 베플면

미움과 원한은 저절로 사라지네

무릇 사람이 세상에 날 때 그 집안에 도끼가 생겨

그로써 제 몸을 찍나니

그것은 악한 말 저주한 말을 한 때문이니라.

 

'얘기 마당 >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는 마음(부르나존자의 인욕)  (29) 2024.07.09
참는 마음(도활 양무심의 인욕)  (58) 2024.07.07
자업자득(自業自得)  (29) 2024.06.30
참 마음을 찾는 생활  (101) 2024.06.28
인내하는 마음  (72) 202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