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해외나들이

노르웨이 라르달, 플롬열차, 베르겐

산울림(능인원) 2022. 6. 17. 09:17

  플롬열차는 노르웨이 관광 중 이벤트적인 요소가 다분한 곳으로 빙하나 내린 눈의 녹아서 흐르는 수많은 폭포와 요정이 나올 것만 같은 곳이다. 장엄한 산봉우리 사이로 깊게 파인 좁은 협곡을 통과하는 세계 최고의 "플롬 산악 열차"를 탑승하고 한 시간 30분이 지나는 코스다. 이곳에서는 웅장한 폭포 속에서 음악과 함께 나오는 요정의 모습과 요정이 춤을 추는 정경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움이 깃들려 져 있다.

  또한 이 아름다운 계곡에서의 환상 머릿속에서 지워지기도 전에 예일로로 향하던 중 가장 가까이서 웅장한 폭포를 맞이하게 된다. 계곡과 계곡 사이에서 떨어지는 장엄한 폭포는 다시금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산 정상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설원과 얼음 호수를 바라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그동안 도심생활에서 싸여있던 마음속의 응어리가 한순간에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산 정상 기슭에 위치한 호텔에서 일박 후  일어나 보니 호텔 앞 양목장에서 풀 뜯어먹은 모습이 이렇게 정다울 수 없을 정도로 고원의 아침은 너무나 평온하다 밤 열두 시에 해가지고 다음날 새벽 한 시 반에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다만 신비로울 뿐이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그리그의 아침이 듣고 싶어 진다. 물론 센스 있는 인솔자가 오는 도중 이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아침에 다시 듣고 싶은 욕심이 앞선다. 

  노르웨이 국민악파의 상징인 그리그는 차이콥스키, 드볼작과 같은 웅장한 음악세계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한평생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로부터 조국이 자유로워지기를 염원했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작곡 기법과 독창적인 화음 구성으로 세련미를 입히는 반면, 노르웨이의 민요와 민속음악을 적극 활용하며 국민의 정서를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전통과 현대미를 조화한 그리그의 작품은 마치 새로운 노르웨이의 음악을 창조하는 것과 같았다. 

  "페르귄트"Op.23의 시작 선율을 듣는 순간 로맨틱한 사랑과 동화같이 아름다운 정경을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 원작 "페르귄트"의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아니트라의 춤’은 주인공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장면이고 ‘솔베이지의 노래’는 버려진 여인의 슬픈 이야기다. 극작가 헨릭 입센(Henrik Ibsen, 1828~1906)은 노르웨이 민속 설화인 ‘페르귄트’를 배경으로 그리고 자기 부모를 모델로 구체적인 스토리를 구상했다고 전해진다. 주인공 ‘페르귄트’는 게으르고 방탕한 청년이자, 언젠가는 자신이 크게 성공할 것이라 장담하는 몽상가이다. 그의 모험담은 부와 권력, 야망에 대한 사회적인 풍자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시적이고 초월적인 장면으로 적절히 배합된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장면은 19세기의 연극무대로 구현하기엔 제약이 많았다.

  그리그는 입센에게 작곡 요청을 받아 작업에 착수했다. 31세의 그리그에게는 극예술이 지극히 문학 중심의 분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1874년 그리그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며 괴로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를 않네. 가을까지 이걸 끝낼 기미도 보이지 않아. 이건 완전히 손을 쓸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하지만 작업이 차츰 진행되면서 그리그는 극예술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그의 부인 니나는 입센의 시적인 표현들에 몰입할수록 내조 하였으며, 그리그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 가며 자신이 바로 적임자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노르웨이의 영감으로 깊이 물들어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극 부수음악은 1875년 가을에 완성이 되었고, 연극은 이듬해 2월에 오슬로에서 초연되어 음악과 연극 모두 호평을 받았다. 그리그가 초연 무대의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했다. 당시에는 극장 경영진에게 각 작품의 길이와 순서에 대해 많은 간섭을 받았기 때문에, 짜깁기식 작곡을 해야 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1885년 코펜하겐에서 〈페르귄트〉를 무대에 올릴 때에서야 그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여 음악을 수정하고 새로운 작품을 추가할 수 있었다. 전곡을 담은 악보는 그가 죽은 1년 후인 1908년에야 출판되었다. 워낙 작품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음악회에서는 그리그가 직접 조합한 두 개의 모음곡만이 연주되는 편이다. 1888과 1893년에 각각 구성한 두 개의 모음곡(Op.46, Op.55)은 극의 전개를 따르기보다는 연주 효과를 고려하여 재배열되었기 때문에 모음곡 구성만으로도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 악기 구성도 처음에는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편곡되었다가 다시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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