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하교 성적(통지)표에는 학생이름과 보호자란이 있다.
전에는 보호자 하면 학교나 학생을 떠 올리였었다.
요즘은 병원이 많은 만큼 입원하는 환자도 많은데
입원시 보호자가 꼭 필요하다, 또한 보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보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보호자하면 학교보다 병원이 먼저 연상 된곤한다.
학교에서의 보호자는 주로 아버지인 남성들이지만
병원에서는 집사람이거나 여성분들이 많다.
그 보호자의 형태를 보면 환자와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다.
처음 입원하는 환자는 보호자가 수속을 밟아야 입원이 된다.
떨리는 마음에 울기도 하고 많이 긴장한 표정들이다.
병실로 와서 다른 환자들을 보며 긴장을 좀 풀지만
매사에 조심스럽고 굳은 표정들 뿐이다.
세 번 네 번 여러 번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는 만성이 되어
수다도 떨고 그러려니 하고 느긋한 표정으로
옆 환자의 상태도 물어보고 조언도 하는데
앞으로 수술 일정 및 경과 예측이 정확하게 딱 맞아 떨어진다.
마치 마치교도소에 가면 고참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형량 및 수감생활 일러주면 일치하는 것과 흡사하다.
수술 후 재활운동하러 휠체어 밀고 가는 보호자를 보면
아들들은 근심걱정이 가득하고
딸들은 챙겨 주기에 바쁘며 옷맵시도 바로 잡아주고
얼굴도 만져 보고 걱정하는 모습이 역역하지만
며느리는 벌레 씹은 표정으로 먼산만 쳐다보고 간다
마누라는 애초롭고 안타까워 시도 때도 없이 만져주지만
많이 시달려 파김치가 되어 환자보다 피골이 더 상접하지만
이모 고모는 잔소리 많고 주문은 많지만 표정이 밝다.
그 외 사돈의 팔촌 친인척들은 돈이라도 좀 보태어 달라고 할까봐
병원 비용에 관심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치료하다가 불운하면 장례식장으로 이동하는데
맏상주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눈물도 나지 않고
막내는 같이 오래 살지 않아 그런지 우는지 마는지 하고
딸들은 처음에는 대성통곡을 하지만 같이 온 자식새끼 챙기기 바쁘고
며느리는 울기는 우는데 눈물이 나는지 않나는지 구분이 잘 안되고
형제들은 대성통곡 눈물을 쏟아내며 어떻게 모실 것 인지가 관심을 보인다.
사촌은 한 발짝 물러서서 슬픈 표정만 짓고
8촌은 건하나 쓰고 입구에서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처다 보며
누가 부조를 얼마나 하는지에 관심이 더 많다.
밤 1시 2시 넘어 손님도 없고 상주들도 하나들 앉아서 꾸벅 거릴 때
영정 앞에서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소리 없이 눈물짓다가
혼자 훌쩍거리는 사람이 바로 마누라다.
지난날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기 때문에 그렇겠지
이렇게 장례식장 풍경에서도 말하지 않지만
가족관계를 대충 짐작이 되곤 한다.
가족관게는 누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준 인연으로 형성된 관계다.
그러니 부모와 자식관계를 천륜이라 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
더우기 부부는 천륜을 벗어난 인연이란 틀에 맺어져진 관계지만
이제는 천륜보다도 인연의 틀이 더한 존업성이 있다.
사니 못사니 해도 부부사이 많큼 좋은 사이가 없으며
요즘처럼 나이들면 부부외에 누구를 가족이라고 말을 감히 할 수 있을까?
남보다 못한 관계가 또한 가족관계다.
그러니 속이 상해도 부부는 부부다,
그 인연은 서로 존경하고 공경하면서 깊이를 더해야 된다.
부부는 사랑하면 증오하고 미워하지만
존경속에는 미움도 없고 공경속에는 그사람의 단점까지
감싸줄 수 있어 공경이 조금은 무게가 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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