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 마당/내 이야기

비오는 날이면

산울림(능인원) 2011. 5. 26. 10:53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디던지 가고 싶다

집을 지키는 일은 이제 접어버리고

그냥 길을 떠나고 싶다.

 

곁에 누가 없어도

그냥 겉다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젖어버리는 길을

누가 없어도 걷고 싶다.

 

촉촉이 젖은 풀밭길을 걷다 보면

이름 모르는 꽃 함초름이 젖은 모습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름다움도 베어 있다.

 

관심이 없어도 걷다보면

커다란 나무보다는

아주 작은 풀꽃이 눈에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그런 빗길을 걷고 싶다.

 

소나기 처럼 굵은 빗방울은

가슴속까지 스며들지 못하여 싫다

아주 조용히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보슬비가 내가슴에 추억을 만든다.

 

아주 커다란 꿈이 일순 현실이 되는

순간까지 그냥 걷고 싶다.

 

걷다보면 누군가 뒤돌아 보지 않아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아주 작은 가슴을 가진

버리고 싶어도 버릴 것이 없는

씻어 내도 씻을 것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직도 세상에 살고 있다.

그사람이 날 지켜보고 있는

그 길을 오늘은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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