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산울림과 메아리

영취산, 백운산

산울림(능인원) 2026. 8. 24. 18:57

  무룡고개에서 시작하여 전북 장수군과 경남 항양군에 위치한 영취산(1075.6m)에 올랐다. 영취산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위치해 있는 산이자 금남호남정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또한 무주, 장수, 진안 등 3개 지역이 고산분지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함양 백운산(白雲山, 1,279m)은 경남 함양군과 전북 장수군 경계에 자리한 백두대간상의 주요 봉우리로, 덕유산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을 거쳐 육십령으로 내려온 대간 능선이 다시 힘차게 솟아오르는 지점에 형성된 산이다. 이 능선은 이후 복성이재와 봉화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며, 백운산은 그 흐름 속에서 대간의 골격을 유지하는 핵심 봉우리 역할을 한다.

 특히 백운산 북쪽의 영취산에서는 금남호남정맥이 갈라져 나가기 때문에, 백운산은 단순한 고봉을 넘어 호남 산줄기의 출발을 지탱하는 전초 거점 성격을 지닌다. 수계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동쪽은 낙동강(남강 수계), 서쪽은 섬진강 수계를 가르는 거대한 분수령을 이룬다.

  산세는 전형적인 육산형으로, 바위산 특유의 험준함보다는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 형태다. 이 때문에 등산로 자체는 비교적 편안한 편이며, 대신 고도가 높아지는 만큼 능선 조망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정상에서는 지리산 주능선과 덕유산 일대, 영취산, 장안산 등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반대 방향으로는 대봉산과 계관산 능선까지 이어진 산줄기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산 이름 중에는 백운산이 30여 개 있는데 가장 높은 산이 바로 이곳의 백운산이다. 예전에 도사들 이야기가 전설처럼 들리는데 이것은 1476년(성종 7) 강회백의 손자 강희맹(姜希盟)이 편집 · 간행한 진산세고에서 비롯되었다. 책의 첫머리에는 신숙주(申叔舟) · 최항(崔恒) · 정창손(鄭昌孫)의 서문이 있으며, 권말에는 김종직(金宗直) · 서거정(徐居正) 등의 5편의 발문이 실려 있다. 이들 서 · 발문에 의해 이 책의 편집과 개판(改版) 및 이판(移板)에 따른 경과를 알 수 있다.

  김종직(金宗直)의 발문에 의하면, 강희맹이 1473년에 세고(世稿)를 편집하여 함양군수로 있는 김종직에게 부탁하여 함양에서 개판하였으며, 이듬해에 강희맹이 쓴 「양화소록서(養花小錄序)」가 추각(追刻)되었다. 1476년 책판을 진주로 옮기면서 다시 강희맹이 쓴 「진산세고이진목발(晉山世稿移晉牧跋)」과 서거정의 「진산세고발(晉山世稿跋)」이 추각된 것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세고 가운데 가장 앞선 것이며, 권 4에 수록된 『양화소록』은 화훼(花卉)의 전문서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강회백의 시문은 고려 말 조선 초의 문풍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강석덕의 시문 중 「제몽도원도시권(題夢桃源圖詩卷)」과 「청산백운도사(靑山白雲圖辭)」는 조선 초기 회화의 대표적 인물인 안견(安堅)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를 이해하는 데 자료적 가치가 있다. 강희안의 시는 대개가 제화시(題畫詩)가 많아서 시에 있어서의 회화성이 특출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양화소록』은 조선 초기의 원예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각 화분의 품종은 물론이고 재배 · 관리법이나 화초의 성질까지도 역대 선인들의 처방을 발췌 · 활용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화분의 재배 · 관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대과학에서의 식물학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며, 이 부분만 국역하여 간행 · 유포된 것도 있다.

  이문헌에서 나오는 청산백운도사(靑山白雲圖辭)가 바로 백운도사인 것이다. 비록 고대 화필 들지만 도사들의 진귀한 이야기가 조선초기 회화의 대표적 인물이 되었는데 전국 각지에 백운도사를 기리는 산들이 30여 개의 백운산이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흰구름이 걸쳐있는 산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한자 풀이에 불가하다. 

  백운도사는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도사가 남긴 것은 아직도 세속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사람은 떠나도 향기는 남고 진심은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법이다. 따뜻한 향기가 주변에 오래도록 머무는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란다.

'능인의 나들이 > 산울림과 메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안 운장산  (1) 2026.08.14
김천 석교산(화주봉)  (3) 2026.08.12
구시봉(깃대봉)  (0) 2026.08.05
지리산 뱀사골  (3) 2026.08.04
덕유산 동엽령  (2)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