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의 나들이/나들이 지혜

한여름 최고의 휴양지

산울림(능인원) 2022. 8. 8. 16:34

  아무 생각 없이 옛날 시골 기차를 탔던 추억이 생각나서 V-train(백두대간 협곡열차)을 한번 타 보겠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예매를 하고 아침 일찍 대전에서 태백을 향해 출발했다. 중앙선, 영동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원 철암역–경북 분천역 구간을 1일 2~3회 왕복 운행하는 열차는 시속 30Km로 천천히 협곡 사이를 달린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여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태백에서 간단한 중식을 하고 철암역에서 열차를 탔다. 처음에는 노르웨이의 플롬열차를 상상하면서 거대한 협곡을 상상했지만 그 꿈은 얼마 가지 않아 깨어졌다. 허망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창 너머에 펼쳐지는 녹음과 강가 옆으로 이어진 둘레길을 바라보면서 한국적 정서가 차츰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승부역을 지나 분천역에 도착하니 온 마을이 산타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팟 빙수와 커피 한잔을 하고 나니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이 된 양 머릿속을 시원하게 가득 채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루돌프 사슴이 아니라 라파카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아이너리 하다. 

 

  분천역에서 다시 열차를 타고 철암역에 도착하니 3시 40분이다. 동해안에 가면 항상 찾는 집 묵호항 생선구이 집에서 석식을 하고 덕구온천에서 짐을 풀고 이곳에서 유황 광천수로 목욕을 하니 세상이 모두 내 것이 된다. 다음날 목욕 후 라면에 누룽지를 넣어 간단한 조식을 하고 장호항에서 해상 케이블카를 탔다. 커피를 마시면서 해풍을 맞으니 세상이 모두 내 것 같다.

 

  장호항에서 출발하여 강릉시 주문진읍 삼교리에 도착하여 그 유명한 동치미 막국수로 중식을 했다. 오랜만에 진고개를 넘으며 진고개 휴게소에서 감자떡을 사고 시식도 하면서 야외 벤치에 앉아 복숭아로 후식을 하던 중 너무 추워서 서둘러 정선으로 이동했다. 그곳의 재래시장은 강정과 도라지 청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도라지 청 1병과 강정(한과) 세 봉지를 구입하고 다시 영월로 향했다. 영월 박가네 집에서 더덕 정식으로 석식 후 영월에서 1박 하고 사북 하이원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니 참으로 시원하다 숲길을 걷다 보니 느타리 및 밤버섯이 있어 몇 송이 채취하고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하고 나오다 보니 가락국수 집이 있다. 이렇게 추위를 느낄 때는 가락국수가 최고다. 하산하여 영월 복숭아 집에서 복 많은 아주머니를 만나 복숭아 3박스를 사고 오후 3시 30분에 영월에서 출발하여 증평 다슬기 수제비를 먹으러 갔으나 표시도 없이 이전하여 할 수 없이 집으로 와서 열무비빔밥으로 석식을 하고 나니 참으로 여름 휴양지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강원도가 최고라는 생각이다. 특히 영월에서 잠자리를 제공해 준 유재원 씨 내외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아연 공장이다.

  영화 기적은. 양옆에 전곡리 원곡마을 , 분천리 원곡마을 사이에 있어서 양원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데, 기적이라는 영화는 양원역이 생기게 된 내용을 시나리오로 엮어 만든 멜로 영화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기찻길을 지나다니는 장면을 보고는 충격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영화상의 연출인 줄로만 알았는데 추후에 알아보니 실제로 사람들이 기찻길 위를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운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기찻길을 걷다 보면 터널이 나온다. 기차가 터널을 조금 지나면 강이 나오고. 사람들이 강 위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영화를 보다 보면 기찻길을 걷다가 기차가 오는 장면이 있는데. 상상만으로 되게 아찔하다. 다행히 주민들은 기찻길 옆 작은 공간으로 피신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차가 오는 걸 본 주민들의 모습과  준경이 대회에서 상으로 트로피를 받아 기분 좋게 집에 가던 중 기차터널을 지나 기찻길을 걷다가 기차가 오는 걸 보고 피하려다 트로피를 떨어뜨리게 된다. 누나는 트로피를 주우려다 강에 떨어지며 죽게 된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준경의 옆에는 항상 누나가 있다. 그 이유는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누나에 대한 사랑, 그리움을 생각하며 누나가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학교에 입학한 준경은 라희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고. 집안도 잘살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었던 라희는 준경을 좋아하게 된다.  맞춤법을 알려주고 고쳐주는 준경을 라희는 따라다니게 된다 그러면서 라희와 준경의 러브라인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추후에 준경은 계속 청와대에 편지를 쓴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위험한 마을에 역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라희가 준경에게 서울로 같이 이사 가자고 권유하지만 준경은 거절한다.. 역을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누나를 두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누나의 죽음이 나오는데 그걸 알고 난 후 생각해  보니 준경에게만 보이는 누나이기에 더욱 가슴을 아파하였다. 선생님은 준경이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나사에 갈 수 있는 시험을 볼 수 있게 도와주지만 준경은 고민을 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준경이 시험을 볼 수 있게 같이 서울을 가면서 도와준다.  또한 준경의 노력 끝에 마을 사람들과 역을 만들게 되고 기차마저 역에 멈춰 서면서 역이 완성된다. 후반부에 아버지와 진솔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준경을 낳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늦게 온 자신의 죄책감과 자신이 운행하던 기차를 피하려다 죽게 된 누나에 대한 미안함을 다 얘기하면서 준경에게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을 해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준경도 누나가 강에 빠졌을 때 아빠도 강에 빠져 죽지 않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을 하면서 그동안 서로에게 전해지 못했던 마음, 사랑을 표현한다. 그 이후에 준경은 나사에 합격해 미국에 가게 되고 공항에 라희가 배웅하면서 웃음과 사랑을 전해준다는 대표적인 멜로 영화가 바로 양원역에서 시작된 곳이다. 

 

 양원역 앞 마을 미루나무의 위용이 장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양원역이다 역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꼭 옛날 증명사진을 찍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난다.

장호항에서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전 한 컷 해본다

하이원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오르면서 멀리 태백산과 함백산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