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부터 씻어 보면 어떨까?
내 구린내 나는 것은 눈감고 남 구린내는 의심하고 탓하고 흉본다.
하고 싶은 말 다하면 내 웃음거리 되는 줄도 모르고 촐랑거린다.
그러니 실수 덩어리 바보 멍청이가 않인가.
거기다가 고집과 아집 우유부단한 결정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다 무너지고 깨어졌는데 뭐를 더 감추고 내세우려고 하는가.
그냥 그렇게 모른척하고 가야지.
까놓고 보면 내가 더 추잡하고 더러우며 내 주변은 곧 나의 자화상이다.
의심스럽고 속 뒤 접어지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옹졸하고 한심한 내속의 마음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고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데
나에게 맺어진 연분은 천생연분인데 무엇을 더 기대하는가.
다 까발려지면 얼마나 손가락질하고 한심스러워 할까.
그렇게 얄팍하고 멍청하게 살아왔으니 걸리는 것도 찔리는 것도 많다.
인연 맺고 스쳐간 사람들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내가 괴로워하는 만큼 얼마나 얄밉고 원망스러울까.
그러니 무수 재수가 있으며 행운을 불러들일 일들이 있겠는가.
거기다가 자존심도 권위도 다 무너졌다.
갈고 닦으며 헤쳐 나가야 할 앞날은 멀고도 험난하다.
욕심도 희망도 다 내려놓았는데 그래도 옹졸한 마음은
바늘 하나 꽃을 데 없어 아무짝에도 쓸 수 없다.
평소 한 말과 행동이 씨가 되어 이자까지 붙어서 돌아온다.
아직 원금도 못 갚았는데 허리가 휘청거린다.
내 지어 놓은 두툼한 업장은 한 겨울인데 언제 봄날이 올는지
그 업장 무거워도 내가 짊어지고 가야지 누구에게 떠넘기려고 하는가.
눈 내리면 덮어질까. 비 내리면 씻겨 내려갈까.
세월가면 잊어지고 묻쳐진다는데 나에게도 그럴 날이 올려나.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때는 내가 미쳤나 보다.
그러게 뭐라고 했나 힘 빠져 무너지고 버스도 지나갔다.
반성도 참회도 복구도 힘 있고 능력 있을 적에 해야 한다.
떠밀려서 마지 못해서 하는 변명은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긁어 놓은 속내가 얼마인데
그 속내를 이제는 내가 긁히나 보다.
이렇게 칠불출 팔불출 되는 것도 모르고
내가 더 촐삭거렸으니 육불출이 되었다고나 할까.
무거운 짐 내려놓고 훌훌 털어버려야 되는데
푸른산은 늘 말 없이 묵묵하거늘
힌구름이 잠시 푸른산을 삼킨들 영원하랴.
언젠가는 가야 되는데 무엇이 두려울까
내가먼저 깨끗이 씻고 비워진 나를 보아야
세상도 자연도 사람도 아름답게 보일 것을.....